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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거진] [읽고 듣는 오페라] 모차르트가 해석한 부부의 세계
  • 2020.06.25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


♬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

 

# 케루비노
부인은 사랑이 무엇인지 아시잖아요!
여러분, 제발 부탁이에요. 사랑의 비밀을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제가 느끼는 사랑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제게는 뭔지 모르는 새로운 것이죠.
희망으로 가득 차 흥분되기도 하고 행복하다가 낙담도 하는 것이에요.
차갑다가 불꽃처럼 타오르기도 해요. 그러다 일순간 얼어버리기도 하고요.
저는 내 자신 외에 애정 어린 것을 찾고 있어요.
어떻게 찾을지 심지어는 뭔지도 모르죠.
뭔지도 모르며 한숨 지었고 왜 그런지도 모른 채 떨기도 했어요.
밤이나 낮이나 평안하지가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나약해지는 것조차 좋아요.
부인은 사랑이 무엇인지 아시잖아요!
여러분, 제발 부탁이에요. 사랑의 비밀을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 CHERUBINO
Voi che sapete che cosa e amor, donne, vedete s'io l'ho nel cor.
Quello ch'io provo vi ridiro, e per me nuovo, capir nol so.
Sento un affetto pien di desir, ch'ora e diletto, ch'ora e martir.
Gelo e poi sento l'alma avvampar, e in un momento torno a gelar.
Ricerco un bene fuori di me, non so chi'l tiene, non so cos'e.
Sospiro e gemo senza voler, palpito e tremo senza saper.
Non trovo pace notte ne di, ma pur mi piace languir cosi.
Voi che sapete che cosa e amor, donne, vedete s'io l'ho nel cor.


작품 속으로 <피가로의 결혼>
이 오페라의 앞선 이야기는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의 결혼으로 해피앤딩을 맺은 터입니다. 배턴을 이어받은 작품은 출발부터 ‘배신’ 상황입니다. 속고 속이는 부부의 세계가 열립니다.
알마비바 백작이 그토록 사랑해 결혼했던 아내 로지나를 배반하며 극이 시작됩니다. 하인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를 마음에 품은 채 호시탐탐 그녀에게 애정공세를 펼칩니다.
이러한 사실에 분노한 피가로와 수잔나 그리고 백작부인 로지나는 한 팀이 됩니다. 알마비바 백작에게 복수할 작전을 세웁니다. 수잔나가 백작에게 ‘밤에 정원에서 몰래 만나자’는 편지를 보내고, 그곳에 수잔나로 변장한 백작부인이 등장합니다.
알마비바 백작은 수잔나로 착각한 자신의 아내에게 열렬히 사랑을 고백합니다. 이때 로지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백작은 하인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망신당합니다. 결국 아내에게 무릎 꿇고 사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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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포인트 ① 심혈 기울여 인기 폭발한 수작
1786년 5월 1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초연됩니다. 무대는 오스트리아 황실 궁정 극장인 빈의 부르크 극장입니다. 어릴 때부터 오페라에 관심이 컸던 모차르트는 남다른 열의로 작곡에 몰두했습니다.
총 4막(약 3시간)으로 구성된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희곡 작가 피에르 보마르셰가 쓴 <피가로 3부작> 중 하나입니다.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죄 많은 어머니’ 중 두 번째 대본입니다.
극작가 다 폰테가 손질한 대본은 모차르트의 공동 작업으로 거듭납니다. 오늘날 표준이 되는 오페라 레퍼토리로 꼽힙니다.
본래 보마르셰의 희극은 정치 풍자와 계급 투쟁적인 메시지 때문에 왕실로부터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었습니다. 문제의 대본을 고친 폰테와 천재 모차르트가 결국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것입니다.
작품에 대한 모차르트의 애정은 창작의 영감으로 승화합니다. 그는 다른 작품에도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의 여러 선율을 변주해 인용했습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당시 국왕이 앙코르 횟수를 제한할 정도로 경이적인 흥행을 기록합니다.


♬ 잠깐! 아는 만큼 들리는 오페라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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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1791, 오스트리아 작곡가)
어린 시절 타고난 음악성을 일찍이 인정받아 6세부터 약 10년간 유럽 곳곳에 연주 여행을 다녔다. 이후 잘츠부르크 궁정 악단에 고용돼 일했다.
자신의 음악성을 알아보지 못하는 잘츠부르크 대주교와 결별한 뒤 빈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때부터 모차르트의 음악 활동이 빛을 발한다. 최초의 프리랜스 작곡가로 큰 명예와 성공을 거뒀다.
서른다섯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평생 5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었다.

 


감상 포인트 ② 앳된 소년이 노래하는 풋사랑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는 2막 도입부를 장식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인 케루비노가 부릅니다. 군대에 가기 전 백작 부인 로지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찾아간 자리입니다.
칸초네타 형식인 아리아의 도입부가 경쾌합니다. 오케스트라 현악기 파트의 반주는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냅니다. 사랑에 대한 호기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년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알마비바 백작과 피가로는 바리톤, 로지나와 수잔나, 시종 케루비노는 소프라노가 맡아 노래합니다.
앳된 소년인 케루비노 역은 카스트라토(여성 음역을 가진 남성 가수)가 표현할 만합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여성 소프라노를 염두에 두고 케루비노의 아리아를 작곡합니다. 변성기를 겪지 않은 미성의 캐릭터를 더욱 잘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카스트라토 흥행 시대가 저물면서 남장한 여성 가수(바지 역할)에 대중이 더욱 흥미를 보인 이유도 있습니다.


♬ 잠깐! 아는 만큼 들리는 오페라 상식
칸초네타 (Canzonetta)
16~17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가벼운 분위기의 짧은 노래다. 주로 무곡풍이며 칸초네의 축소형이다. 류트(기타와 유사한 현악기) 반주의 독창, 단순한 성악이나 기악 앙상블로 만든다. 

벨 칸토 (Bel Canto)
18세기에 확립된 이탈리아의 가창기법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의미한다. 부드러운 선율에 중점을 두며, 때로는 기교적인 면에 치우치기도 한다.

 

 

글. 정은주(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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